지난 가을, 게 요리에 대한 갈증이 심해져서 털게를 찾아 일본 삿포로와 국내 속초를 오가며 맛집 탐방을 해보았습니다. 예상보다 털게의 맛과 식감, 그리고 지역에 따라 완전히 다른 매력이 있다는 걸 깨달았는데요, 삿포로의 정통 일식 코스와 속초의 푸짐한 한상 차림, 중국 쑤저우의 독특한 요리까지 각자의 색깔이 뚜렷했습니다. 특히 털게는 대게나 킹크랩과는 또 다른 섬세한 단맛과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인데,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각 지역별 대표 털게맛집과 그 특징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삿포로 장외시장의 가성비 대명사 키타노구루메테이
삿포로에서 털게를 먹으려면 대부분의 유명 레스토랑은 예약이 필수이며 가격대도 높은 편입니다. 하지만 저는 좀 더 현지적인 분위기와 합리적인 가격을 원했고, 그 답은 삿포로 장외시장에 있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수산시장과 유사한 이곳에서 눈에 띈 곳이 키타노구루메테이였는데, 최근 국내 유튜버 방문으로도 알려진 곳입니다. 가장 큰 장점은 픽업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었어요. 시내 호텔에서 픽업되어 시장까지 이동하고, 식사 후 다시 삿포로 역 등 원하는 장소로 드롭오프해주니 교통이 편리했습니다.
시장 내부는 1층에서 생선과 게를 직접 고르고, 2층 홀에서 식사를 하는 시스템입니다. 자리를 먼저 잡은 후 테이블 번호를 받아 1층으로 가서 털게를 생물로 골라 주문하면 되죠. 650-750g 사이즈의 털게 한 마리 가격은 당시 약 15-16만 원 선이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 가격에 생물을 고르고 다양한 회와 요리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었습니다. 털게는 한 마리는 사시미로, 나머지는 찜으로 요청했는데, 사시미로 내어준 다리 부분은 눈꽃처럼 사르르 녹으면서도 밀도 높은 단맛이 느껴졌습니다. 찜으로 먹은 몸통 부분은 다리보다 단맛이 더 진하게 느껴졌고, 대게보다 훨씬 보들보들하고 섬세한 식감이 인상적이었어요.

이곳에서는 털게 외에도 우니 덮밥, 참치 대뱃살, 모둠 사시미 등을 주문했는데, 하나같이 신선도와 퀄리티가 뛰어났습니다. 특히 게 내장이 고소하고 감칠맛이 농축되어 있어, 마지막에 게살 덮밥을 시켜 내장을 비벼 먹었을 때의 맛은 정말 클라이맥스 그 자체였습니다. 6명이서 털게 3마리를 포함해 마음껏 주문하고도 약 80만 원 정도의 합리적인 금액으로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칠 수 있었죠.
속초 중앙시장에서 느끼는 푸짐한 국내 털게의 매력
국내에서 털게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속초 중앙시장입니다. 삿포로의 정제된 맛과는 달리, 속초에서는 푸짐하고 자연 그대로의 담백한 맛을 강조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시장 내 ‘아빠가잡아온붉은대게’는 여러 방송에도 소개된 유명한 맛집인데,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깨끗하게 관리된 수족관이었습니다. 킹크랩, 대게, 털게가 가득 담겨 있었고 하나같이 활기가 넘쳤어요.
여기서의 경험은 한 상을 가득 채우는 즐거움이었습니다. 털게와 대게찜을 주문하면 홍게무침, 가자미회, 골뱅이숙회 등의 다양한 밑반찬이 먼저 나오고, 본격적으로 게가 서빙됩니다. 속초의 털게는 쪄서 나오는데, 비린맛 하나 없이 담백하고 자연스러운 단맛이 특징이었습니다. 살이 꽉 차 있어 수율이 아주 좋았고, 다리 하나에서도 퍽퍽하지 않고 촉촉하게 발라지는 게살이 참 맛있었죠. 게딱지 볶음밥과 홍게라면도 서비스로 제공되어 더욱 푸짐한 식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삿포로에서는 차갑게 내는 털게찜을 따뜻한 샤브육수에 담가 먹은 블로그 후기도 있었는데, 속초에서는 당연히 따뜻하게 바로 먹는 게 정석이더라구요. 게 내장도 따뜻할 때야 비리지 않고 고소한 맛을 낼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실감했습니다.
다양한 지역의 털게 문화 비교
털게를 즐기는 방식은 지역에 따라 확연히 다릅니다. 삿포로의 ‘카니야’ 같은 고급 일식 레스토랑은 정통 코스요리 형태로, 대게샤브샤브와 털게찜을 함께 제공하지만 가격대가 높고 털게찜을 차갑게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장외시장은 비교적 자유롭고 합리적인 가격에 다양한 해산물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속초는 국내 답게 푸짐한 한상차림과 따뜻한 찜 요리가 중심이 되죠. 참고자료에 언급된 중국 쑤저우의 ‘리바이셰’는 또 다른 색깔을 보여줍니다. 민물 털게를 사용한 게살 비빔면이 유명한데, 한국 게의 단맛보다는 향신료와 어우러진 달짝지근한 맛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털게라는 하나의 재료가 지역의 문화와 조리법에 따라 이렇게 다채로운 모습으로 변주될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라는 것입니다.
털게를 즐기기 위한 실용적인 조언
털게 시즌은 보통 가을부터 초겨울까지입니다. 방문을 계획한다면 먼저 목적을 정하는 게 좋습니다. 고급진 정통 코스요리를 원한다면 삿포로 시내의 유명 레스토랑을 미리 예약해야 합니다. 현지 시장 분위기와 가성비를 중시한다면 삿포로 장외시장 같은 곳을 선택하고, 픽업 서비스 유무를 꼭 확인하세요. 국내에서 푸짐하고 따뜻한 게찜을 즐기고 싶다면 속초 중앙시장이 최고의 선택지 중 하나입니다. 가격은 시세에 따라 변동이 크므로 방문 전 전화 문의를 해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또한 털게는 크기에 비해 살이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다른 해산물이나 밥, 면류와 함께 주문하여 포만감을 채우는 전략도 유용합니다.
지금까지 삿포로 장외시장의 키타노구루메테이, 속초 중앙시장의 아빠가잡아온붉은대게를 중심으로 각 지역의 털게맛집 특징을 살펴보았습니다. 삿포로는 정제된 일식 코스와 시장의 생생함이라는 두 가지 얼굴을, 속초는 국내 특유의 푸짐함과 담백함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을이 오면 이 독특한 맛을 찾아 여행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스타일의 털게 요리를 선호하시나요? 혹시 다른 지역의 훌륭한 털게맛집을 알고 계시다면 댓글로 소개해주세요.





